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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열자] 3. 물 유통의 현장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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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usanriver 댓글 0건 조회 5,583회 작성일 12-06-1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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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열자] 3. 물 유통의 현장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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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부터 철거 공사가 시작될 일본 구마모토 현 아라세 댐. 앞서 지난 2010년 3월부터 수문을 완전히 열었다. 댐이 철거되기는 일본에서도 처음이다. 김마선 기자

방조제 수문 열고 댐 철거… "적조 줄고 은어 펄떡일 것"

일본은 역시 선진국이었다. 적어도 환경 관련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는 것이나, 국민적 요구에 행정이 대응하는 방식이 그러했다.

환경 재앙을 조사하기 위해 완공한 지 3년밖에 안 된 방조제 수문을 열고, 은어 복원 등을 위해 50년 된 댐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리 되기까지 주민들 요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낙동강하굿둑 수문 개방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보 취재진과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회장 안하원) 회원 10명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방조제 수문이 열리고, 댐이 철거될 일본 규슈 지역을 둘러봤다.


이사하야 방조제 쌓자 수산물 절반으로

어민 요구 수용 5년간 수문 개방 결정

아라세 댐 일본 최초로 9월부터 철거

"낙동강하굿둑 개방에 시사하는 바 커"



△ 이사하야 방조제=환경 조사 위해 5년 간 수문개방

지난 4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차로 3시간 남짓 달리자 거대한 방조제가 눈 앞에 나타났다. 나가사키 현 이사하야(諫早) 방조제다.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 현, 구마모토 현, 후쿠오카 현 등으로 둘러싸인 곳이 아리아케해(有名海)다. 그 아리아케해의 서쪽에 움푹 들어간 곳이 이사하야만이고, 그곳에 길이 7㎞의 이사하야 방조제가 있다.

이사하야 방조제가 완공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착공 8년 만이다.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안쪽으로는 거대한 호수가 생겼고, 정부에서는 670㏊를 간척해 농지로 분양했다.

이 방조제가 최근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12월 후쿠오카고등법원의 판결 덕분이다.

판결의 요지는 3년 간 준비기간을 거쳐 5년 간 방조제 수문을 개방하라는 것이다. 그리 해서 주변 해역의 환경 변화를 보자는 것이다.

방조제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어민 등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 상고를 포기하면서 수문은 내년 12월에 열린다.

3년 간 준비기간을 거치는 이유는 안전상 보완 조치를 하기 위해서다. 방조제 건설 당시 상시 수문 개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정직했다. 방조제가 생긴 뒤 주변 해역에 재앙이 몰아닥쳤다.

일본 농림부 이사하야만간척실 하야시 다카오 씨는 "방조제가 건립된 뒤 아리아케해 주변 수산물 생산량이 51%나 줄었다. 이는 24%가 감소한 일본 전체 평균의 배 이상 되는 것이었다"며 "방조제가 물흐름을 차단한 탓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5년 간 수문을 개방한 결과, 수산물 생산량 복원 효과가 클 경우 계속 개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방조제 안 수질에 대한 평가는 약간 차이가 난다. 다카오 씨는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업을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에 안쪽 수질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전국수환경교류회 오카 유우지 이사(구마모토 미도리강유역연휴회 사무국장)는 "맑은 날 높은 데서 보면 방조제를 중심으로 위쪽은 갈색, 아래쪽은 파란색을 띤다"며 "방조제 때문에 김 양식이 안 되고, 적조가 심해졌다"고 반박했다.

방조제가 있는 이사하야만으로는 나가사키 현에서 가장 큰 혼묘강이 흘러들어온다. 아리아케 해 유입 수량의 2%밖에 안 되지만, 영향은 크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농림부에서는 방조제 안 농지의 침수를 막기 위해 펌프로 계속 물을 퍼낸다. 4일 민물이 펌핑돼 흘러든 바다에는 물고기들이 득실거렸고, 그 고기를 노리고 새들도 모였다.

이사하야 방조제와 관련해 또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다. 3년 준비 기간 없이 지금 당장 수문을 개방하라고 인근 어민들이 제기한 것이다. 이 요구는 1심에서 기각됐다.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은 우리나라의 새만금 사업의 모델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사하야만 전면 개방에는 1천77억 엔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연을 막은 대가는 크다.

현지 답사에 동행한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이사하야 방조제는 국가가 특정 농민들의 이익만을 위해 강행했다가 10년도 안 돼 재앙이 닥친 과오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아라세댐=일본 첫 댐 철거

"쏴~." 지난 5일 일본 구마모토 현에 있는 아라세 댐은 시원하게 구마강의 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아라세 댐이 수문을 연 것은 지난 2010년 3월. 댐을 건설한 구마모토 현에서 결정한 것이다. 오는 9월부터 댐 철거가 시작된다. 일본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는 2018년이 되면 댐이 있던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게 된다. 철거가 오래 걸리는 것은 수량이 적은 겨울철에만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마강에 아라세 댐이 들어선 것은 지난 1954년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전력 부족 상황에서 구마모토 현에서 댐 건설을 추진한 것이다.

그동안 현에서는 댐 물을 인근 양수발전소로 끌어가 전기를 생산, 규슈전력에 판매해 왔다.

아라세 댐이 철거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현에서는 50년 간 수리이용권을 얻었는데, 지난 2003년 그 기한이 끝났다.

이에 댐 상·하류 주민들은 댐으로 인한 소음, 어업 피해를 내세우며 댐 철거를 요구했다. 한 차례 임시 연장 끝에 철거가 공식 결정됐다.

구마모토 현 사업부 호리유치 씨는 "옛날에 구마강으로 은어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댐을 철거할 경우 하류 쪽으로 댐이 없어 그 은어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댐 철거는 비용과 수익을 따진 측면도 있다. 철거와 기타 비용을 합쳐 모두 92억 엔이 들어갈 것으로 구마모토 현은 추산한다. 그동안 전기를 팔아 모은 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호리유치 씨는 "댐을 보수하는 것과, 철거 비용, 환경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철거를 결정했다"며 "국비 지원도 받는다"고 밝혔다.

수문 개방에 그치지 않고 댐 자체를 철거하는 것은 상류 쪽에 80만t 정도의 퇴적토가 있어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철거 과정에도 세심하게 환경을 배려한다. 호리유치 씨는 "자연적인 복원을 위해 물이 얕은 오른쪽부터 철거를 할 것이다"며 "따로 토목·환경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꾸려 시뮬레이션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아라세 댐 생류에는 댐이 더 있다. 향후 추가 철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라세 댐 철거는 환경을 위해 끈질기게 싸운 주민들의 노력과, 구마모토 현의 냉정한 판단이 함께 빚어낸 것이다. 한국도 본받을 만하다.

답사에 참여한 ㈔대천천네트워크 강호열 사무처장은 "환경 이슈에서 주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본 사례에서 알 수 있었다"며 "낙동강하굿둑 개방을 위해 주민소송단을 꾸리고 다른 댐도 내구연한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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