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말라버린 대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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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usanriver 댓글 0건 조회 3,839회 작성일 17-08-08 14:48본문
가뭄… 말라 버린 대천천
발목 높이 수심, 피서객 '뚝'
계속되는 여름 가뭄에 서부산권을 대표하는 피서지인 북구 대천천도 계곡물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말라가고 있다. 피서객이 예년에 비해 1/5로 줄어들었고 물고기들은 삶의 터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3일 오후 본보 취재진이 대천천을 찾아 확인해보니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초입 쪽의 수심은 대개 발목 정도에 그쳤다. 어른 무릎 정도까지 물이 차는 일부 구간에서만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평소엔 수심이 1m가 족히 넘는 애기소 부근도 절반 수준으로 수심이 줄어들어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대천천을 찾은 시민 정 모(30) 씨는 "래시가드를 입고 튜브까지 챙겨왔는데 허무하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워터파크나 해수욕장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천천 안전요원인 서영길(63) 씨는 "예년엔 하루 평균 30~40명씩 구명조끼를 빌려 갔는데, 오늘은 어린이 2명이 빌려 간 게 전부"라며 "오랫동안 대천천을 지켜봤지만 이런 가뭄은 실로 오랜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일부터 9월 11일까지 70일간 대천천을 찾은 방문객은 4만 명 정도. 하지만 올해 7월 3~31일 대천천 방문객은 3000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수준이다.
가뭄과 폭염이 길어지자 대천천 생태계도 위협을 받고 있다. 대천천네트워크 강호열 사무처장은 "대천천 가운데서도 수심이 깊은 곳에 살던 은어, 꺽지 등이 터전을 잃고 있다"며 "물고기들을 낙동강 쪽으로 옮겨주는 작업까지 고려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안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