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하천을 살리자-칼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841회 작성일 07-07-03 16:44본문
[독자칼럼] 자연하천을 살리자 / 권중섭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이 땅에서 다양한 생명들로 가득 찬 자연하천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도시를 흐르는 하천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살던 고향 마을 하천도 돌망태나 콘크리트 제방이 깨끗하게, 아니 흉물스레 버티고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어릴 적 맨발로 뛰어놀던 강가 모래밭, 작은 늪, 수초와 나무뿌리 가득하던 아름다운 강변은 논밭과 도로로 변했고 지금의 강에는 물만이 흐른다.
어릴 적 강가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개울에 발 담그면 어린 물고기들이 발등을 간질이고, 한 발짝 걸음마다 참개구리가 허둥대며 달아나는 곳이었다. 강물은 다툼 없이 여유롭게 흘렀고, 강은 그대로 산과 들을 이웃하며 아낌없이 서로를 주고받았다. 강은 그대로 살아 있는 생명체들의 삶의 터전이며 길이었다.
그러나 경제개발과 산업화는 도시 하천을 강변도로나 복개도로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서 빼앗아 갔고,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 확장과 농수로 정비 사업은 소금쟁이와 송사리가 바글거리던 마을 앞개울을 앗아 갔다. 그렇게 많던 생명들은 흔적 없이 사라져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해졌다. 이제는 생물도감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뿐이다. 어느 곳을 가든지 살아 있는 자연하천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들 마음에 평온함과 안식을 주었던 온전하고 생명들로 가득했던 강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고유한 생태적 가치를 잃었고, 강물은 돌망태와 콘크리트 제방에 부딪혀 멍들어 도망치듯 흘러간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갯벌 파괴와 산림 훼손 등의 환경문제들과 달리 시멘트 수중보나 콘크리트 제방으로 단절된 자연하천 문제는 소홀하게 다루어져 안타깝다. 모든 하천을 살아 있는 자연하천으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환경적 보존가치가 있는 곳이나 농촌 전통 테마마을과 녹색농촌 체험마을 등에 있는 개울만이라도 수중보나 콘크리트 제방을 허물고 건강한 자연하천으로 만들자.
아주 작은 변화가 되겠지만 자연하천의 복원은 자연생태계 보전의 시작이 되고 아이들을 동반한 농촌체험 관광객들에게는 명실상부한 생태체험학습장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보존된 농촌지역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 이 시점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게다.
잠시만이라도 수많은 생명들로 가득 찬 자연에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행복해하는 우리 아이들을 상상해 보자. 이것만으로도 자연하천이 존재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이제 조심스럽게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태환경이 살아 있는 자연하천을 되살리자. 머지않아 쫓겨났던 수생생물들이 그리던 고향 개울로 다투어 찾아들고 뒤이어 물새들도 예전처럼 올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명의 강과 개울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권중섭/경북대 농업경제학과 연구조교 [한겨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이 땅에서 다양한 생명들로 가득 찬 자연하천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도시를 흐르는 하천은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살던 고향 마을 하천도 돌망태나 콘크리트 제방이 깨끗하게, 아니 흉물스레 버티고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어릴 적 맨발로 뛰어놀던 강가 모래밭, 작은 늪, 수초와 나무뿌리 가득하던 아름다운 강변은 논밭과 도로로 변했고 지금의 강에는 물만이 흐른다.
어릴 적 강가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개울에 발 담그면 어린 물고기들이 발등을 간질이고, 한 발짝 걸음마다 참개구리가 허둥대며 달아나는 곳이었다. 강물은 다툼 없이 여유롭게 흘렀고, 강은 그대로 산과 들을 이웃하며 아낌없이 서로를 주고받았다. 강은 그대로 살아 있는 생명체들의 삶의 터전이며 길이었다.
그러나 경제개발과 산업화는 도시 하천을 강변도로나 복개도로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서 빼앗아 갔고, 식량증산을 위한 농지 확장과 농수로 정비 사업은 소금쟁이와 송사리가 바글거리던 마을 앞개울을 앗아 갔다. 그렇게 많던 생명들은 흔적 없이 사라져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해졌다. 이제는 생물도감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뿐이다. 어느 곳을 가든지 살아 있는 자연하천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들 마음에 평온함과 안식을 주었던 온전하고 생명들로 가득했던 강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고유한 생태적 가치를 잃었고, 강물은 돌망태와 콘크리트 제방에 부딪혀 멍들어 도망치듯 흘러간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갯벌 파괴와 산림 훼손 등의 환경문제들과 달리 시멘트 수중보나 콘크리트 제방으로 단절된 자연하천 문제는 소홀하게 다루어져 안타깝다. 모든 하천을 살아 있는 자연하천으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환경적 보존가치가 있는 곳이나 농촌 전통 테마마을과 녹색농촌 체험마을 등에 있는 개울만이라도 수중보나 콘크리트 제방을 허물고 건강한 자연하천으로 만들자.
아주 작은 변화가 되겠지만 자연하천의 복원은 자연생태계 보전의 시작이 되고 아이들을 동반한 농촌체험 관광객들에게는 명실상부한 생태체험학습장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자연환경이 조화롭게 보존된 농촌지역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한 이 시점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게다.
잠시만이라도 수많은 생명들로 가득 찬 자연에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행복해하는 우리 아이들을 상상해 보자. 이것만으로도 자연하천이 존재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이제 조심스럽게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태환경이 살아 있는 자연하천을 되살리자. 머지않아 쫓겨났던 수생생물들이 그리던 고향 개울로 다투어 찾아들고 뒤이어 물새들도 예전처럼 올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명의 강과 개울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권중섭/경북대 농업경제학과 연구조교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