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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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잉게보르크 댓글 0건 조회 5,519회 작성일 07-12-30 12:50본문
얼마나 무감해져야 우리는 상처를 받지 않고 자유를 꿈꾸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대선 이후…… 뉴스를 보지 않으니 훨씬 속이 편해졌습니다.
다른 것이 나오리라고 기대했던 것도, 누구를 지지했던 것도 아닌데
이유 없이 허탈해 지고 세상을 사랑 할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천성산 문제를 더 애써 바라봅니다.
돌아보면 천성산은 다분히 관념 속에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송사리를 잡고 개헤엄으로 모래 바닥을 기던 기억,
강가의 놀이터를 잃어버린 유년의 꿈 같은 것들이 조합되어 있지요.
순결한 영혼, 혹은 순결하지 못한 영혼들은 추억과 기도에 몸을 싣게 되는가 봅니다..
저는 언제나 후자이고 우울한 회고 속에 갖혀 자유와 순결을 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인간을 더 잘 알아보게 됩니다.
연민 속에서 잠시 그를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열광 속에서 굴러 떨어 졌다면 !
그와 우리를 위해 기도할 시간이 이제는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시간의 문이 빗장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록 공명 가족들께,
해를 보내고 해를 맞는 인사를 드립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10km의 거리에 있는 물체를 정확히 보고
300km의 시속으로 날으는 매도 한발의 포성에 떨어지고 맙니다. 제 랜즈에 잡힌 새도 그러합니다.
애송하는 한편의 시로 한해의 인사를 마무리합니다. 평안하시기를………
유희는 끝났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 잉게보르크 바하만
사랑하는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하나 엮어
하늘을 타고 내려올까요?
사랑하는 오빠, 곧 짐은 너무 무거워져
우리는 침몰하게 될 거에요.
사랑하는 오빠, 우리 종이 위에다
수많은 나라와 철로를 그려 보아요.
조심하세요, 여기 이 검은 선들 앞에서
오빠가 연필심을 타고 날아가지 않게요.
사랑하는 오빠, 그럼 나는 말뚝에
묶인 채 소리를 지르겠어요.
헌데 오빠는 어느새 말을 타고 죽음의 계곡에서 빠져나와 달리는 군요.
이제 우리는 둘이 같이 도망치는 거에요.
집시의 여숙에서 황야의 천막에서, 잠들지 말고 깨어있어요.
우리의 머리칼에서 모래가 흘러내리네요.
오빠의 나이, 나의 나이, 세계의 나이는
세월로 헤아려지는 게 아니지요.
교활한 가마귀, 끈끈한 거미의 손,
또 덤불속에 묻힌 깃털한테 속지말아요.
슐라라펜란트에서 먹고 마시지도 말아요.
그곳 남비랑 항아리들에선 가상의 거품이 일거든요.
홍옥요정이 다니던 황금다리에선
그 말을 아는 자만이 승리했었지요.
그런데, 그 말은 지난번 정원에 내린
눈과함께 녹아 버렸답니다.
하고 많은 돌들 때문에 우리의 발에 상처가 났군요.
한 쪽 발이 나았어요. 우리 이 발로 도약하도록 해요,
어린이와 자신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입에 물고,
우리를 마중 나올 때까지 , 그리고 이런 노래를 부르도록 해요
지금은 대추야자의 씨앗이 움트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이에게 날개가 달렸네요.
가난한 이의 수의에 장식단을 박는 것은 붉은 고무,
당신의 떡잎이 나의 봉인 위에 떨어지네요.
이제 자러 가야겠어요. 사랑하는 이여, 유희는 끝났답니다.
발꿈치로 살금살금 걸어서, 흰 빛 속옷자락이 바람에 부풉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숨결을 나눌 때면,
집안에서 유령이 나온다구요.
대선 이후…… 뉴스를 보지 않으니 훨씬 속이 편해졌습니다.
다른 것이 나오리라고 기대했던 것도, 누구를 지지했던 것도 아닌데
이유 없이 허탈해 지고 세상을 사랑 할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천성산 문제를 더 애써 바라봅니다.
돌아보면 천성산은 다분히 관념 속에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송사리를 잡고 개헤엄으로 모래 바닥을 기던 기억,
강가의 놀이터를 잃어버린 유년의 꿈 같은 것들이 조합되어 있지요.
순결한 영혼, 혹은 순결하지 못한 영혼들은 추억과 기도에 몸을 싣게 되는가 봅니다..
저는 언제나 후자이고 우울한 회고 속에 갖혀 자유와 순결을 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인간을 더 잘 알아보게 됩니다.
연민 속에서 잠시 그를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열광 속에서 굴러 떨어 졌다면 !
그와 우리를 위해 기도할 시간이 이제는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시간의 문이 빗장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록 공명 가족들께,
해를 보내고 해를 맞는 인사를 드립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10km의 거리에 있는 물체를 정확히 보고
300km의 시속으로 날으는 매도 한발의 포성에 떨어지고 맙니다. 제 랜즈에 잡힌 새도 그러합니다.
애송하는 한편의 시로 한해의 인사를 마무리합니다. 평안하시기를………
유희는 끝났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 잉게보르크 바하만
사랑하는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하나 엮어
하늘을 타고 내려올까요?
사랑하는 오빠, 곧 짐은 너무 무거워져
우리는 침몰하게 될 거에요.
사랑하는 오빠, 우리 종이 위에다
수많은 나라와 철로를 그려 보아요.
조심하세요, 여기 이 검은 선들 앞에서
오빠가 연필심을 타고 날아가지 않게요.
사랑하는 오빠, 그럼 나는 말뚝에
묶인 채 소리를 지르겠어요.
헌데 오빠는 어느새 말을 타고 죽음의 계곡에서 빠져나와 달리는 군요.
이제 우리는 둘이 같이 도망치는 거에요.
집시의 여숙에서 황야의 천막에서, 잠들지 말고 깨어있어요.
우리의 머리칼에서 모래가 흘러내리네요.
오빠의 나이, 나의 나이, 세계의 나이는
세월로 헤아려지는 게 아니지요.
교활한 가마귀, 끈끈한 거미의 손,
또 덤불속에 묻힌 깃털한테 속지말아요.
슐라라펜란트에서 먹고 마시지도 말아요.
그곳 남비랑 항아리들에선 가상의 거품이 일거든요.
홍옥요정이 다니던 황금다리에선
그 말을 아는 자만이 승리했었지요.
그런데, 그 말은 지난번 정원에 내린
눈과함께 녹아 버렸답니다.
하고 많은 돌들 때문에 우리의 발에 상처가 났군요.
한 쪽 발이 나았어요. 우리 이 발로 도약하도록 해요,
어린이와 자신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입에 물고,
우리를 마중 나올 때까지 , 그리고 이런 노래를 부르도록 해요
지금은 대추야자의 씨앗이 움트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이에게 날개가 달렸네요.
가난한 이의 수의에 장식단을 박는 것은 붉은 고무,
당신의 떡잎이 나의 봉인 위에 떨어지네요.
이제 자러 가야겠어요. 사랑하는 이여, 유희는 끝났답니다.
발꿈치로 살금살금 걸어서, 흰 빛 속옷자락이 바람에 부풉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숨결을 나눌 때면,
집안에서 유령이 나온다구요.